유성도서관 미술수업 넷째날
동건이가 재미있어 하기 때문에 이제는 토요일이면 당연히 유성도서관으로 향하게 됩니다. “아빠와 미술공감”수업이 시작한 지도 벌써 네 번째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게다가 지난 주에 선생님께서 주셨던 빵이 정말 맛있어서 동건이도 은근히 이번 주 간식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번 주에는 선생님께 빵을 어디서 사셨는지 물어보려 합니다. 저도 정말 맛있게 먹었거든요.
오늘은 천천히 미술관에 가려 했는데 가족 모두 아침 일찍 일어나는 바람에 일찍 도서관으로 나서게 되었습니다. 일찍 도착한 덕분에 시간이 남아 동건이와 함께 도서관 작은 공원에서 축구를 할 수 있었습니다. 동건이와 이렇게 신나게 노는 시간을 가지면 동건이의 마음도 워밍업이 되는 것 같습니다. 모든 일에 더욱 쉽게 집중하고 적극적으로 되는 것 같아 이런 시간이 동건이에게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오늘은 수업에 들어가기 앞서 몸풀기로 스크레치 페이퍼에 이쑤시개로 그림그리기였습니다. 아이들이 하는 미술재료도 발전을 하는군요. 예전에 제가 어릴 때는 도화지에 크레용으로 여러 가지 색으로 면을 메운 다음 마지막에 검은색으로 위에 도포하고 본격적으로 긁어서 그림을 그렸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림을 그리는 것보다 크래용 칠하다 지치고 게다가 손은 크래용으로 범벅이 되어 그림을 시작하기 전에 이미 몸과 마음이 지쳤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제 모두 깔끔하게 다 칠해져서 나옵니다. 이미 바탕에는 아름다운 색들이 조화로이 모여있고 그 위에 검은색이 도포되어 있습니다. 이쑤시개로 신나게 그림만 그리면 됩니다. ^^
이건 제 그림입니다. 참고로 작품(?)에 외계인이 있습니다.
동건이 그림입니다. 정말 다양한 것들이 있습니다. 물론 닌자고에 출연하는 친구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오늘의 본격적인수업은 지난 주에 한지로 만든 편지지에 아이들은 아빠에게 아빠는 아이에게 서로 편지를 쓰는 것입니다. 아이가 쓴 편지는 아빠의 직장으로 보내지고, 아빠가 쓴 편지는 집으로 보내지게 된다고 합니다. 김진숙 선생님께서 편지쓰기에 미션을 주셨습니다. 조사를 제외하고 모두 그림으로 그리는 것이었습니다. 예로 "사랑"은 하트로 "힘"은 알통으로 말입니다. 그런데 제가 창의력이 없어서 그런 지 어려웠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내용인데 막상 아들에게 편지를 쓰려하니 쓸 말이 별로 없었습니다. 평소에 대화를 많이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인지 아님 강요는 하기 싫어서인지 참 어려웠습니다. 한 10분을 고민하고 쓰기 시작하였습니다 다 쓰고 나서 무엇인가 부족함을 느껴 상단 엽서을 붙이고 그 곳에 동건이에게 요구하는 사항을 몰래 적어 놓았습니다. 동건아 이건 나중에 편지 오면 봐!!
저는 지난 주에 수업내용을 잘 못 이해하여 동건이 편지지 만드는 것만 도와주고 정작 제 편지지는 만들지 못했습니다. 그렇다 보니 편지지가 다른 분에 비해 아주 아주 단순합니다. 다른 분들은 편지지에 구름도 있고 하트도 있고 저를 제외하고는 모두 멋지게 보였습니다.
물론 동건이 편지 사진은 없습니다. 안 보여주더군요. 동건이가 쓴 편지는 몇 일 뒤 회사로 배달되어 오겠네요. 동건이가 무엇을 적었을 지 정말 기대됩니다. 닌자고 사달라는 요구는 없어야 할텐데…..
그리고, 이건 마지막에 수업시간이 조금 남아 스크레치 페이퍼에 그린 책갈피 입니다. 선생님께서 코팅해서 주신다고 하십니다. 오늘은 저도 수업에 집중하다 보니 수업시간이 정말 빨리 지나갔습니다. 이 수업을 통하여 동심으로 돌아가 무엇인가 아주 즐겁게 할 수 있다는 사실에 놀라게 되었습니다. 첫 수업 때는 많이 어색하였는데 두 번째, 세 번째, 네 번째가 되면서 저의 마음도 말랑말랑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제는 미술수업이 전혀 어색하지도 않고 수업을 하며 동건이와 비슷한 수준의 동심으로 돌아가게 되네요. 덕분에 미술수업을 통하여 동건이와 많은 추억을 만들었습니다. 다음에 선생님께 이런 기회르 만들어 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
아 참!! 오늘 선생님께서 간식으로 주신 빵도 정말 맛있었는데요. 선생님께 어디서 사셨냐고 여쭤보니 코아 1층에 있는 빵집에서 구입하셨다고 하시네요. 다음에 저도 한 번 가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