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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야기

동건이 황달치료

바늘남편 2006. 7. 7. 15:32

동건이가 황달에 걸렸었습니다.
태어나서 일주일 되었을 때인가?
예방접종을 위해 병원에 갔는데 황달증세가 보인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아무래도 입원을 해야할 것 같다고...
그런데 지금은 병원 신생아실에 자리가 없으니 다른 병원에 가보라고....

집사람과 저는 우선 이틀을 집에서 더 보내기로 하였습니다.
햇빛과 형광등을 쏘이면 증상이 좋아진다는 의사선생님 말에 열심히 했습니다.
하지만 겨울이기 때문에 햇빛은 한계가 있었습니다.
주말을 보낸뒤 신생아실 자리가 있는 성모병원에 가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증세는 나아지지 않아서 바로 입원을 하였습니다.
그 때 집사람 참 많이 울었습니다.
저 모습을 보고 어떻게 눈물이 안 나올 수가 있었겠습니까? 
저도 눈물이 앞을 가리는 걸 막을 길이 없더군요.,,. 
동건이 황달치료는 2주일 정도 될 것 같다고 말씀하시더군요..
계속 병원에 있었으면 좋겠지만 면회시간 외에는 방문을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간호사님께서도 일을 해야 하기 때문이죠..
우리 부부는 정말 많은 걱정을 했습니다.
저 어린 것이 눈도 가리고 저런 곳에 갇혀서 얼마나 답답할까....
그리고, 제대로 정을 받지 못하는데 혹시 성격에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닐까...
또 병원에서는 분유를 먹어야 하는데 지금까지 지극정성으로 하였던 모유수유도 실패하는 것이 아닌가...
집사람과 저는 병원에 올 때마다 정말 많은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러면서 부모의 마음이 이렇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애 낳아봐야 너희도 알거라고 하시던 어머니의 말씀도 떠오르고...
집사람은 집에 와서도 거의 눈물로 시간을 보냈습니다.
동건이와 일주일이라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정말 많은 추억이 집안 곳곳에 남아있었습니다.
집사람은 그런 추억들을 볼 때마다 이러면 안되는데 하면서도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런 모습을 보는 저도 따라 눈물이 나더군요...
이렇게 힘겨운 시간이 지나고 일주일이 지났을 때인가 기쁜 소식을 병원에서 왔습니다.
증상이 많이 호전되어 퇴원 하여도 좋다는 소식이었습니다.
집사람과 저는 불이 나게 병원으로 달려갔습니다.
이 때 장모님께서 집사람의 몸조리를 위해 집에 와 계셨는데, 
장모님께서 저희 집에 오신 후로 이렇게 좋아하시는 모습은 제가 처음 본 것 같습니다.
물론 집사람도 좋아하였습니다. 하지만 동건이 퇴원 때 제 사진은 없습니다.
모두 경황이 없고 집사람은 동건이가 아팠다는 사실을 빨리 잊고 싶었는지...
저와의 기념사진은 찍지도 않고 그냥 황급히 병원을 떠났습니다.
"동건아 너 퇴원할 때 아빠도 있었다. 알았지?"
하지만 황달치료로 인해서 동건이의 얼굴이 많이 상했었습니다.
집사람은 이런 동건이가 빨리 정상으로 돌아오도록 정말 정성을 다해 동건이를 돌봤습니다.
우리 부부는 그 때까지만 해도 동건이를 태명인 미류라고 부르고 있었습니다.
어머니께서 작명집에 가 미류 이름을 지어오시기로 했었거든요...
집사람은 태웅이, 저는 백령이 머 이렇게 이름을 가족들에게 제시를 해 보았지만 모두 무시당하고...
결국 어머니께서 작명집에 가서 지어오신 이름 중에 동건이로 낙점이 되었지요...
머 이렇게 해서 동건이의 이름이 생겼습니다. 오동나무 동(桐) 굳셀 건(健) !!!
그리고 동건이 출생신고를 하는 과정에서 아주 재미있는 일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건 집사람의 체면이 달리 문제이니 여기서 그만 하겠습니다.
동건이가 퇴원하고 바로 저는 이렇게 분위기 좋아졌습니다.
그리고 동건이는 전보다 훨씬 더 햇빛과 친해졌습니다.
혹시 모를 황달의 재발을 예방하기 위해서 였습니다.
동건이엄마와 동건이는 젖 먹으면서도 햇빛과 대화를 합니다.
이렇게 해서 짧았지만 힘들었던 동건이황달치료 사건이 종료되었습니다.
주위 분들은 그냥 그렇게 그 때 사건이 잊혀졌지만 저희 부부에게는 정말 많은 아픈 기억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또 저는 이렇게 가족이 만들어지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여보~♡ 그리고 동건아~♡ 우리가족 정말 사랑한다!!!"

2006.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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