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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구정 전 날
매년 겨울이 되면 가족 모두 떠올리는 추억이 있습니다. 바로 2012년 구정 때 갔었던 덕유산의 눈꽃입니다.
할아버지 할머니 집에 가기 위해 산본에서 내려오다가 우리가족은 갑자기 마음이 동하여 덕유산으로 향하였습니다. 덕유산 향적봉에서 본 아름다운 경치는 지금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그 때의 기억이 있어서 그런지요 그 이후로 우리 가족은 2013년도 2014년도 계속하여 겨울마다 덕유산을 방문하고 있습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덕유산을 방문하기로 했습니다. 난희와 동건이는 이모와 함께 이미 한 번 갔다왔지만 저를 위해 다시 한 번 더 가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이 번 여행은 조금 특별하게 만들기로 했습니다. 독일에서 오신 팀장님 마리오 코흐 팀장님을 초대하였습니다. 마리오 팀장님께서 흔쾌히 승락하셔서 같이 토요일 오전 같이 출발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팀장님은 대전에서는 자전거 타고 안 가보신 곳이 없을 정도로 열심히 여행 하시고 계시지만 차가 없기 때문에 멀리가는 여행은 할 기회가 별로 없으셨기 때문일 것입니다.
동건이도 마리오팀장님을 정말 좋아합니다. 말은 통하지 않지만 마음으로 통하는 것이 있나 봅니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말도 걸고 같이 손도 잡고 다니고 장난도 치고 말이죠. 그리고 눈싸움도 시작하였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예상 못한 사고가 났습니다. 동건이가 던진 눈뭉치가 팀장님 오른쪽 얼굴에 맞았는데 상처가 났습니다. 아마 눈이 내린지 오래되어 얼었었나 봅니다. 급하게 다친 얼굴을 치료하기 위해 의료실에 방문하여 얼굴에 소독약을 발랐습니다. 정말 예상하지 못했던 일입니다. 팀장님께서도 동건이의 에너지에 지쳤는지 한 참후에 딸과 아들은 정말 많이 다르다는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마리오 팀장님은 이미 다 커서 결혼한 두 딸이 있지만 아들을 키워보신 적은 없었거든요.
눈에서 구르고 뛰어 다니는 동건이를 보고 아마 많이 놀라셨을 것이라 여겨집니다. 게다가 동건이가 마리오 팀장님에게 같이 눈에서 구르자고 계속 제안했기 때문에 거절하지 못하고 같이 굴러주시는 모습을 보며 저도 많이 당황하였습니다. 하지만 아이의 천진함을 받아 주시는 모습을 보고 저도 이 날 많은 생각을 하였습니다.
곤도라를 타기 위해 정말 많은 시간을 기다렸습니다. 스키를 타기 위한 사람들 보다는 저희들과 마찬가지로 산정상을 보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 더 많았습니다. 곤도라표를 사고 약 4시간들 약 1000명을 기다린 후에야 곤도라를 탈 수 있었습니다.
곤도라에서 내려 향적봉까지는 약 20분이 걸리지만 동건이와 난희는 산 정산보다는 눈에서 놀기를 원하였습니다. 그래서 기념촬영을 한 후 저와 마리오 팀장님만 향적봉으로 향하였습니다.
아쉽게도 날씨가 좋지 않아 멀리까지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상쾌한 기분만은 정말 좋았습니다. 그리고, 마리오 팀장님과 이런저런 많은 이야기를 하며 산을 올랐습니다. 마리오 팀장님이 한국에 온지도 벌써 일 년이 지났습니다. 일년 사이에 정말 많은 일들이 지나갔습니다. 작년 초에는 새해가 오지 않을 것만 같았지만 세월은 흘러 어김없이 새해가 밝았습니다. 흐르지 않을 것 같지만 세월은 어김없이 기다리지 않고 흐르는 것 같습니다.
동건이가 눈에서 노는 모습을 보기 전까지 생각지 못한 것이 있습니다. 레브스토리에서 두 여인이 눈에서 노는 장면은 정말 잘 표현을 했다는 것입니다. 저는 지금까지 두 여인이 눈에서 노는 장명을 서로에게 넘치는 사랑만을 표현한 것이라고 여겼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감독이 무엇을 표현하려고 했는지 정확히 알고 있습니다. 감독은 사랑으로 두 여인이 동심으로 돌아간 것을 표현한 것입니다. 아이들은 누가 알려주지 않아도 눈에서 노는 방법을 정확히 알고 있습니다. 눈에서 구르고 던지고 관찰하고 눈에 몸을 던지며 눈과 대화를 나눕니다. 동심은 언제나 배우고 싶습니다. 저에게서 언제부터 동심이 없어졌을까요?
생각했던 것보다 곤도라를 타기 위해 많은 시간을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동건이가 던진 눈에 얼굴이 조금이기는 하지만 까졌습니다. 날씨가 좋지 않아 멋진 풍경을 보지 못했습니다. 식사시간이 애매하여 점심을 핫도그로 떼워야 했습니다. 하지만 유쾌한 가족과 함께 대전 근방에서 제일 높은 산에 올랐습니다. 오늘 하루가 마리오 팀장님에게 즐거운 추억으로 남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저의 욕심이지만 제가 예상하는 것보다 더 오래 한국에 머물러 주셨으면 좋겠네요.
동건이가 마리오아저씨에게 던진 눈이 미안하다면 사과편지를 썼습니다. 그리고 저에게 대신 전해 달라면 하였습니다.
아주 간단 명료하지만 전하고 싶은 내용을 함축하였네요. 이걸 어떻게 전해줘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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