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벼락 같은 소식이 엘리베이터에 붙었습니다. 아파트에 온수시설 수리를 위해 일 주일간 온수가 나오지 않는다고 합니다.아무리 여름 한가운데 있다고 하지만 아이들이나 여성분들이 냉수로 샤워를 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이집 저집에서 모두 비명을 지르며 샤워한다고 하네요. 특히 아주머니들이 모두 말하길 아이보다 자신이 더 걱정이라고 합니다. 동건이는 낮에 수영강습이 있어 강습 후 샤워를 하고 집에 오지만 날씨가 워낙 더워 집에 와서 또 해야 합니다. 그런데 냉수로 샤워하는 것은 만만치 않은 일입니다. 게다가 자진해서 냉수로 샤워하도록 하는 것은 더욱 힘들 일이지요. 하지만 동건이도 이제 다 큰 사내입니다. 동건이에게 "남자라면 냉수로 샤워를 할 수 있어야지 그리고 남자라면 누구나 한 번은 냉수로 샤워한..
춘화처형의 생일은 다음 주 일요일이지만 내일 다시 대구로 내려가기 때문에 생일파티를 일주일 당겨하기로 했습니다. 생일파티라고 해봐야 우리 가족 3명과 춘화처형밖에 없지만 정말 즐겁습니다. 다른 가족들이나 친구들이 더 있으면 좋겠지만 이대로도 좋습니다. 동건이가 생일축가를 부르고 모두 박수를 칩니다. 그리고, 처형은 소원을 빌고 촛불을 끄고 맛있는 생일케익을 잘라 맛있게 나누어 먹습니다. 처갓집의 대들보 춘화처형과 함께하는 시간은 언제나 즐겁습니다. 항상 넘치는 에너지와 세상과 소통하는 모습은 언제나 모두에게 영감을 불어 일으킵니다. 요즘 대학에 들어가 공부한다고 늦은 나이에 고생이 많습니다. 하지만 미래를 위해 한 발, 한 발 나아가는 모습은 모두에게 깊은 인상과 귀감을 주는 것 같습니다. 춘화 처형 끝..
동건이가 일 주일에 한 번씩 나가는 축구교실이 있습니다. 플레이엔스포츠에서 운영하는 것으로 동마다 그리고 같은 학년끼리 한 팀 혹은 두 팀이 이루어져 있습니다. 플레이엔스포츠에서 유성에 있는 모든 팀들이 모아 축구대회를 일 년에 한 번씩 개최합니다. 축구교실을 위해 여는 축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작년 동건이가 유치원생일 때도 있었는데 그 때는 축구를 시작한 지 얼마되지 않아서 예선탈락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동건이가 속해있는 전민동팀이 축구를 시작한 지 어언 2년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이제 모두 휼륭한 축구선수로 거듭나 당당히 경기에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경기는 예선 2경기를 치루어 4강에 올라가는 팀을 뽑게 됩니다. 예선 1차전 경기가 시작되었고 저의 예상과 다르게 전민초팀은 아주 압도적인 분..
이번 주는 지난 주에 만들었던 각자의 사진에 변화된 모습을 거울에 그리는 수업이 진행되었습니다. 수업 첫 날 야외에 나가 각자 사진을 멋진게 찍었습니다. 그 때는 그 사진을 어디에 사용할 지 예상하지 못했는데 오늘에서야 어디에 사용되는지 정확하게 알게 되었습니다. 수업을 구성하실 때 굉장히 체계적으로 구성하신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우선 사진을 세우기 위해 단단한 우드락에 붙이고 사진외곽선을 따라 자릅니다. 우드락은 일반 칼로 자르기 힘들기 때문에 열선을 이용하여 자르게 됩니다. 권총 방아쇠처럼 생긴 스위치를 누르면 전기가 흘러 뜨거워져 우드락이 잘 잘리게 됩니다. 그렇다보니 이런 포즈가 아주 자연스럽게 나오게 됩니다. 열선을 이용하여 우드락을 자르는 부분이 오늘의 하이라이트가 아니었을까 합니다. 정말..
아침에 동건이에게 묻습니다. "동건아! 토요일인데 도서관에 갈래?" 동건이 대답은 "당연하죠!! 가야지!" 동건이도 저처럼 같이 하는 미술수업이 재미있나 봅니다. 오늘은 초벌 된 양념통에 그림을 그리는 수업입니다. 아빠와 아이가 각자 양념통을 만듭니다. 두 개의 양념통은 서로 껴안을 수 있는 구조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부자(父子)는 껴안는 자세는 전혀 고려하지 않습니다. 동건이는 이미 시작 전에 "스파이더 맨"을 그린다고 결정되어 있습니다. 스파이더 맨과 껴안았을 때 어울리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요? 음 저도 같이 어울릴 만한 캐릭터를 고릅니다. 시작은 수퍼맨으로부터 생각하기 시작하였습니다.우선 작품을 그리기 앞서 아이디어 구상을 합니다. 동건이의 구상은 물론 스파이더 맨입니다. 구글링해서 스..
어느 날 우연히 장난감을 사지 않고 구경만 하겠다는 조건으로 the장난감이라는 가게에 동건이와 함께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동건이는 장난감을 살 수는 없었지만 정말 신나게 구경했습니다. 특히 레고 시리즈를 유심히 살폈습니다. 그런 동건이의 마음을 읽었는지 주인아저씨께서 구경만 하고 나가는 동건이의 손에 은밀히 레고 카탈로그 책자를 쥐어주셨습니다. 그리고는 미소를 지으며 잘 가라 인사를 했습니다. 이 때부터 동건이의 파란만장한 레고 구입기는 시작됩니다. 그 날부터 시간만 나면 오로지 그 카탈로그만을 정독합니다. 심지어는 아침에 눈 뜨자마자 하는 일이 레고 카탈로그 보는 일이었고 잘 때까지 그 카탈로그 정독은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만나는 모든 사람에게 카탈로그를 보여주고 설명을 해 줍니다. 그리하여 동건이는 ..
송기떡 이제 제 평생에 다시는 송기떡을 먹어보지 못할 것 같았습니다.그런데 지금 송기떡이 제 앞에 있네요. 송기떡은 소나무 굵은 껍질을 칼로 깍아내고 안 껍질을 벗겨 그것을 떡을 만들 때 넣는데 정말 맛있습니다. 2년인가 3년 전에 장인어른께서 어느 날 송기떡을 드시고 싶다며 소나무를 베러 가신다고 하셨습니다. 저도 장인어른을 도와 소나무 한 그루를 베고 껍질을 모두 벗겨내어 떡을 만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동건이도 그 때 곰사냥을 한다며 저희를 따라왔던 기억도 같이 나네요. 그 때는 소나무 껍질로 떡을 만든다는 사실이 참 신기하기만 하였습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송기떡은 만드는 과정이 힘들뿐 아니라 소나무라는 재료도 구하기 어려워 맛 보기 힘든 정말 귀한 음식이라 여겨집니다. 어제는 장인어른 첫 ..
원래 계획은 계족산 황톳길을 가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동건이 엄마의 어설픈 정보로 인하여 우리 가족은 낯선 곳에 다다르게 되었습니다. 그 곳에도 물론 등산로가 있기는 했습니다. 단지 진짜 등산로였기에 동건이와 함께 가기 어려워 보였습니다. 그리고 중요한 사실은 모두 배가 고팠습니다. 싸온 도시락을 먹을 마땅한 장소가 그곳에는 없었습니다. 분위기는 점점 험악해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결국 우리는 황톳길로 다시 돌아가기로 결정하였습니다. 황톳길로 돌아가던 중 점심을 먹기 위해 냇가에 차를 멈추었습니다. 그리고 동건이가 지목한 내 중간에 있는 큰 바위에 도시락을 가지고 가 점심을 먹기 시작하였습니다. 아직 밖에서 식사를 하기에는 쌀쌀한 날씨였지만 우리 가족은 싸온 도시락을 정말 맛있게 먹었습니다. 모두 허기..
동건이가 재미있어 하기 때문에 이제는 토요일이면 당연히 유성도서관으로 향하게 됩니다. “아빠와 미술공감”수업이 시작한 지도 벌써 네 번째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게다가 지난 주에 선생님께서 주셨던 빵이 정말 맛있어서 동건이도 은근히 이번 주 간식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번 주에는 선생님께 빵을 어디서 사셨는지 물어보려 합니다. 저도 정말 맛있게 먹었거든요. 오늘은 천천히 미술관에 가려 했는데 가족 모두 아침 일찍 일어나는 바람에 일찍 도서관으로 나서게 되었습니다. 일찍 도착한 덕분에 시간이 남아 동건이와 함께 도서관 작은 공원에서 축구를 할 수 있었습니다. 동건이와 이렇게 신나게 노는 시간을 가지면 동건이의 마음도 워밍업이 되는 것 같습니다. 모든 일에 더욱 쉽게 집중하고 적극적으로 되는 것 같아 이런 시..
보통 유성도서관에 갈 때 엄마는 먼저 출발하고 동건이와 저는 천천히 따로 갔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같이 가야 한다며 모두 아침 일찍 같이 일어났습니다. 그리고 모두 정신 없이 서둘러 8시 반에 집을 나섰습니다. 꼭 평일 출근하는 기분이었습니다. 동건이는 눈 아래 다크서클까지 생겼습니다. 저도 피로가 마구 밀려오고 있었습니다. 몸풀기 시간에는 제가 끔찍히 좋아하는 우리 집 로즈마리를 그려보았습니다. 요즘 봄이 되면서 싹이 정말 많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저는 가지치기를 하여 로즈마리 차를 만들려 하였으나 동건이 엄마가 올 해는 로즈마리 꽃이 보고 싶다고 하여 가지치기 없이 그대로 키우고 있습니다. 로즈마리 꽃을 볼 수 있으면 우리 가족에게 정말 즐거운 일이 될 것 같습니다. 오늘의 본격적인 작품활동은 아빠와..